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되면, 배신감과 함께 "상대방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혼까지는 결정하지 못했더라도, 부정행위를 한 제3자에게만 위자료를 청구하고 싶은 경우도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상간자 위자료 소송의 법적 근거와 입증 요건, 증거 수집 시 주의점을 정리했습니다.

외도 상대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배우자가 있는 사람과 부정한 관계를 맺어 부부 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그 유지를 방해한 제3자는, 그로 인해 배우자에게 발생한 정신적 고통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집니다. 이는 제3자의 부정행위를 불법행위로 보아 손해배상(위자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민법 제750조). 구체적으로,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함으로써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그 유지를 방해하고 그에 대한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하여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입니다(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3므2441 판결; 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간통죄(구 형법 제241조)는 2015년 2월 26일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받아 2016년 1월 6일 법률 제13719호로 삭제되었으므로, 이제 부정행위 자체는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형법 제241조 삭제). 따라서 상간자에 대한 책임은 형사 문제가 아니라 민사상 손해배상(위자료)의 문제로 다뤄집니다. "상대를 형사고소해서 처벌받게 하겠다"는 접근은 맞지 않습니다.

상간자 소송이 성립하려면 무엇을 입증해야 할까?

상간자 위자료 청구가 인정되려면 대체로 다음이 필요합니다.

  1. 부정행위의 존재: 배우자와 상대방 사이에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그 유지를 방해하는 부정한 관계가 있었다는 사실
  2. 상대방의 고의 또는 과실: 상대방이 배우자가 기혼자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사정
  3. 혼인관계의 침해와 손해: 그로 인해 부부 공동생활이 침해되고 배우자가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점

이때 부정행위는 반드시 성관계에 국한되지 않으며, 판례는 '부정행위'라 함은 간통을 포함하여 보다 넓은 개념으로서 간통에 까지는 이르지 아니하나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는 일체의 부정한 행위가 이에 포함되고, 부정한 행위인지 여부는 각 구체적 사안에 따라 그 정도와 상황을 참작하여 평가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0므4095 판결 등 참조)라고 보고 있습니다. 예컨대 성관계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직장동료 사이에서 사회통념상 인정될 수 있는 범위를 넘는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한 경우에도 부정행위로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12. 20. 선고 2022가단281556 판결).

상대가 '유부남·유부녀인 줄 몰랐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상간자 소송에서 가장 흔한 방어 논리가 "기혼 사실을 몰랐다"입니다. 앞서 본 것처럼 책임이 성립하려면 상대방의 고의 또는 과실이 필요하므로, 정말로 기혼 사실을 몰랐고 알 수도 없었던 사정이 인정되면 책임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항변이 받아들여진 사례도 있습니다. 배우자가 스스로 이혼한 사람이라고 속이고 교제를 시작한 경우, 법원은 상대방이 기혼 사실을 알았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위자료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22. 10. 12. 선고 2022가단222200 판결). 반면, 교제 중 주고받은 메시지에서 배우자의 존재가 언급되었거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웨딩드레스 사진이었던 경우처럼 기혼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정황이 인정되면 "몰랐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0. 26. 선고 2022가단5078476 판결). 결국 법원은 상대방이 기혼 사실을 알 수 있었는지를 교제 경위, 주고받은 연락 내용, 주변 정황 등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또 하나 자주 문제되는 것이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된 이후의 관계입니다. 판례는 부부의 일방과 제3자 사이의 부정행위 전에 이미 실질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그 실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아니하게 되고 객관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러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이 유지되고 있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만 위 부정행위로 인한 불법행위의 성립이 부정된다고 봅니다(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 나아가 대법원은, 제3자가 파탄 상태에 이르게 된 원인을 제공하였다고 하더라도, 부정행위 당시 이미 부부공동생활이 실질적으로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23다265731 판결). 그래서 "언제부터 관계가 시작되었는가"와 "그 시점의 혼인 상태가 어땠는가"가 실무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위자료는 대략 어느 정도로 정해질까?

위자료 액수는 정해진 표준이 없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해 재량으로 정합니다.

  • 혼인 기간과 자녀의 유무
  • 부정행위의 정도·기간·방식
  •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는지, 회복되었는지
  • 당사자들의 태도(반성 여부 등)

따라서 "상간자 소송은 보통 얼마"라는 식의 단정은 정확하지 않으며, 같은 부정행위라도 사정에 따라 액수가 크게 달라집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특정 금액을 그대로 믿기보다, 자신의 구체적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는 것이 맞습니다.

법원이 위자료를 산정할 때 고려하는 사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적극적 참작사유(금액을 높이는 방향)로는 ① 혼인기간이 길수록 상실감이 크다는 점, ②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 가정 유지를 위해 피해 배우자가 감내해야 하는 고통, ③ 부정행위의 기간과 적극성, ④ 발각 이후 피고의 태도 등이 있습니다. 반면 소극적 참작사유(금액을 낮추는 방향)로는 ① 부정행위 기간이 불명확한 경우, ② 혼인관계 파탄에 대한 증거가 부족한 경우, ③ 배우자 본인에게도 다른 외도 사실이 있는 경우 등이 고려됩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5. 16. 선고 2022가단5000787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4. 4. 선고 2021가단5339198 판결). 실제 인용된 위자료 금액은 사안에 따라 500만 원대에서 3,000만 원 이상까지 폭넓게 분포하므로, 특정 금액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증거는 어떻게 모아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상간자 소송은 결국 증거 싸움입니다. 부정행위와 상대방의 인식을 입증할 자료가 필요합니다. 다만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것은, 증거를 모으는 방법이 위법하면 오히려 형사책임을 지거나 증거로 쓰지 못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 배우자와 주고받은 문자·메신저, 사진 등 적법하게 확보 가능한 자료를 중심으로 합니다.
  • 상대방을 몰래 미행·촬영하거나, 제3자 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행위 등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주거침입, 불법촬영 등은 형사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당사자의 동의 없이 녹음하는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위반에 해당할 수 있고(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상대방의 주거에 무단으로 침입하여 증거를 수집하는 행위는 주거침입죄(형법 제319조), 동의 없이 신체를 촬영하는 행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불법촬영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는 증거능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증거는 적법한 범위 내에서 확보해야 하며, 무리한 방법은 가해자였던 사람이 오히려 피의자가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적법한지 판단이 서지 않으면 수집 전에 전문가의 확인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혼하지 않아도 상간자에게만 청구할 수 있을까? 청구 기한은?

이혼 여부와 상간자에 대한 청구는 별개입니다. 배우자와 혼인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부정행위 상대에게만 위자료를 청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이혼을 함께 진행한다면 배우자에 대한 위자료·재산분할 문제와 함께 다루게 되고, 이혼 자체는 협의이혼 절차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법원은 배우자와 혼인관계를 유지하면서 부정행위 상대방에게만 위자료를 청구한 사건에서도 청구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원고가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간자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하여 2,000만 원이 인정된 사례(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9. 4. 11. 선고 2018가단235377 판결)가 있습니다. 이처럼 이혼 여부는 상간자에 대한 청구의 성립 요건이 아닙니다.

청구에는 기한(소멸시효)이 있습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 내에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합니다(민법 제766조 제1항, 제2항). 부정행위 사실을 알고도 오래 방치하면 시효로 청구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청구를 결심했다면 기한을 확인해 서두르는 것이 좋습니다.

실무에서는 이렇게 다툽니다

상간자 소송을 실제로 다뤄 보면, 승패의 갈림길은 대개 두 지점에 있습니다. 첫째는 앞서 말한 관계 시작 시점과 그때의 혼인 상태입니다. 상대방은 거의 예외 없이 "이미 부부 사이가 끝난 줄 알았다"거나 "기혼인 줄 몰랐다"고 방어하기 때문에, 관계가 시작된 무렵 부부가 여전히 정상적인 혼인 공동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상대방이 기혼 사실을 알 수 있었던 정황을 어떻게 드러내느냐가 결정적입니다.

둘째는 증거의 적법성입니다.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상대의 휴대전화를 몰래 뒤지거나, 위치를 추적하거나, 몰래 녹음을 하는 식으로 증거를 모으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자료는 재판에서 힘을 잃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의뢰인이 형사 문제에 휘말리는 원인이 되곤 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무엇을 증명할 것인가"만큼이나 "어떻게 적법하게 확보할 것인가"를 처음부터 함께 설계합니다. 이 두 축을 초기에 잡아두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이럴 때는 바로 변호사와 상담하세요

  • 상대방이 "기혼 사실을 몰랐다"거나 "이미 파탄난 뒤였다"고 다투는 경우
  • 확보한 증거의 적법성·증거능력이 걱정되는 경우
  • 이혼을 함께할지, 상간자에게만 청구할지 방향을 정하지 못한 경우
  • 부정행위를 안 지 시간이 꽤 지나 소멸시효가 걱정되는 경우

상간자 소송은 관계 시점·상대의 인식·증거의 적법성이 얽혀 결과가 크게 달라지므로, 증거를 모으기 전 단계에서부터 전문가와 방향을 잡는 것이 유리합니다.

핵심 요약

  1. 상간자에 대한 청구는 민사상 위자료(불법행위 손해배상) 문제다(간통죄 폐지로 형사처벌 아님).
  2. 성립하려면 부정행위 + 상대방의 고의·과실(기혼 인식) + 혼인 침해·손해가 필요하다.
  3. 기혼 사실을 몰랐거나, 이미 파탄 이후의 관계라면 책임이 부정될 수 있다.
  4. 위자료 액수는 여러 사정에 따라 사안별로 크게 다르다. 특정 금액 단정은 금물이다.
  5. 증거는 적법한 범위 내에서 모아야 하며, 위법 수집은 형사책임·증거능력 문제를 부른다.
  6. 이혼 여부와 무관하게 청구할 수 있으나, 소멸시효 기한을 확인해 서두르는 것이 좋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최신 법령·판례를 바탕으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